2022년 4월 27일 수요일

10년 만에 시작하는 피아노, 마음 가짐

 01) 연습 자체가 목적인 피아노

레슨은 연습을 지속하기 위한 스트레스 상황 정도로 인식하자. 레슨을 위한 피아노 연습은 괴로웠다. 레슨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연습 시간이 즐거운, 연습 자체가 목적인 피아노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02) 영호 배려하기

나는 내가 피아노 치는 것을 공주님 놀이라고 부른다. 애칭일 수도 있고, 멸칭일 수도 있겠다. 내 처지에는 지나치게 호사스러운 활동이기 때문이다. 피아노 가격이나, 레슨비도 그렇지만 정말로 사치스러운 것은 '시간'이라고 하겠다. 하루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빼는 것, 그것도 퇴근 후 영호와 자유 시간이 겹치는 상태에서의 시간이다. 영호를 배려해야 한다. 영호가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03) 음악 그 자체에서 느끼는 기쁨

10년 전의 피아노 생활을 돌이켜 보면, 음악 그 자체에서 느낀 기쁨, 감동이 생각난다. 이러한 기억 때문에 10년의 세월 후에도 다시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게 아닐까. 나의 서투른 연주에도 슈베르트 왼손 소리에 감동 받았다거나, 바흐곡의 아름다움, 베토벤 치면서 심장 벌렁(전문 용어로 뻐렁친다고 하지 않나? 흠흠) 거리면서도 (내가 너무 못쳐서) 열 받았던 기억들.

이러한 경험을 다시 하고 싶다.

04) 음악의 영역 넓히기

음악의 영역도 넓히고 싶다. 내가 몰랐던, 아니면 이름만 들어본 작곡가의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싶다.

인벤션을 치고 다성 음악을 좀 더 인지하게 되었다. 그냥 단순한 가요곡 인데도 예전에는 리드 보컬이나 소프라노만 듣고, 나머지는 반찬 정도로 인식 했다면 지금은 좀 더 화음을 의식하면서 듣게 된 것 같다. 뭐 글로 쓰니 대단한 성취라도 이룬 듯 해서 부끄러운데 바흐 음악을 접하고 내 음악의 영역이 넓어진 것 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린 친구들은 인벤션 무척 하기 싫어 한다던데 이해가 너무나 잘 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다독여 주고 싶다.

05) 레슨 선생님 존중하기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은 학생이 되고 싶다.

지적 받은 것 확실히 고치려고 노력하기, 말씀 경청하기.

애써 가르쳐 주었는데 네, 네 대답만 하고 변화 없으면 나 같아도 가르치기 싫을 것이다.

레슨쌤 말씀을 최우선으로. 앨범 들은 것이나 유튭에서 주워 들은 것을 스승 삼아 레슨쌤 말씀을 어기거나 하는 짓을 절대 하지 말자. 예를 들어 f로 치라고 일러 주셨는데 쌤, 소콜로프는 p로 치던데요? 에라이, 그럼 소콜로프한테 레슨 받으세요.

06) 위와는 좀 반대로 레슨을 좀 더 가볍게 생각하기

나는 레슨 때 비굴할 정도로 순종한다. 또 선생님을 너무 어렵게 대한다. 레슨에 대한 부담감도 엄청나서 레슨 받으러 갔는데 처음 보는 악보가 놓여 있어서 머리 쥐어 뜯으며 왜 연습을 안 했지 왜?!!! 어떻게 해야 연습한 것처럼 위장할 수 있지? 안절부절, 등에 땀이 날 정도로 악몽을 꾸기도 한다.

좀 취미생 답게 지금보다는 가볍게, 즐거운 마음으로 레슨을 받고 싶다. 레슨에 대한 부담감으로 피아노를 다시 내려놓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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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많~~~이 듣고, 몰랐던 영역에 눈을 뜨고, 많~이 연습하고, 많~이 좌절ㅋㅋ하고 즐거운 음악 생활 하고 싶다.

공주님 놀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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